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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하면 할 수록 기특해서 몇글자 적고 자련다. 


난 태국의 아이 답게 지호를 물개처럼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한 두달째 부터인가 수영장에 줄기차게 데리고 갔으나 표정은 약간 항상.. 그냥 애기니까 그러려니 했다. 아기도 표정으로 다 나타난다는 걸 몰랐을 때..


키우면서 알았다. 지호는 참 신중하고 섬세하고 새롭거나 불편한 것 앞에서는 조심스러운 아기라는 걸... 그런 지호가 언제부턴가 물을 싫어하고 수영도 싫어하고 내가 수영하는 걸 보는 것도 싫어하고... 아직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물이 자꾸 눈에 들어가고 물속에서 느껴지는 출렁거림이 싫어서 그런것 같다. 


여러가지 이유로 지호를 아기수영장에 등록 시켰다. Trial 첫날 지호는 아빠와 함께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엄청 울기만 했다. 그리고 두번째 날 지호는 엄마랑 살살 간만 봤고 셋째 날 지호가 꺄르르 넘어가게 웃으면서 수영을 배웠다. 은근히 물을 튀겨 얼굴에 자꾸 묻혀 본다. 집에와서는 수영장에서 해본 것을 목욕할때 연습하기도 했다.


난 한번도 지호한테 얼굴에 물이 묻는 게 우리의 첫 목표야 라고 말 한적 없었는데. 혼자 욕조물에 얼굴을 처박고 푸우푸우 연습을 했다. 내가 이때다 싶어 지호야 안지 말고 서서 머리 행구자라고 하고 물을 부었는데 울면서도 참고 견뎌보는 모습이 신기했다.


어떻게 20개월 아기가 자기의 한계에 도전하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발전을 위한 첫 단계의 목표를 인지하고 또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연습 하는가... 난 지금 내 아이의 특별함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20개월 아기가 태어날때부터 본능적으로 그러한 목표달성의 욕구를 갖고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할 뿐이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내 아이가 어디서 배우지고 강요당하지도 않았으면서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하는 그 모습을 보는것... 너무나 경이롭다.


아기들은 모든 것이 다 새롭고 깨끗한데 이렇게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계를 넘어서려는 욕구도 깨끗하고 순수한것 같았다.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는 어른들은 갖고 있지 않은 부정적인 경험들, 불순한 의도와 생각들이 없어서 그런걸까...


분명이 물이 무섭고 싫은데도 자꾸 도전하고 싶은 지호 그래서 오늘은 수업이 다 끝나고도 그 욕구가 가시지 않아 바로 뒤에 이어진 수업에 또 참가 했는데 거기서 드디어 지호가 온몸을 다 물속에 넣는 잠수를 했다. 수영을 한것도 대단한 잠수를 한것도 아닌데 그냥 머리를 물속에 다 집어 넣고 나와서 울지 않고 스스로를 대견해 했다는 것 자체가 내가 볼땐 이미 지호에겐 큰 터닝포인트와도 같았다. 


지호 눈빛이 빛나고 자신감에 성취감에 가득차 있던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대견한 우리 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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