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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년 전만 해도 지호는 거의 또래 남자아이들과 심하게 다를 정도로 얌전하고 말이 통하는 아이었다. 거의 내 통제(?)가 가능한 지호.. 어떻게 교육시켜만서 이렇게 점잖고 조심성이 있냐고.. 나는 육아에 왠지 너무 자신이 있었다. 내가 말하는거 내가 가르치는 거 다 알아듣고 조심스러운 본인의 기질과 합쳐져서 좀 너무 괜찮은 쉽고 편한 아이었다.


그런데 자꾸 유치원에서 가끔 공격성이 심하다는 얘기를 듣곤했다. 항상 그런건 아니고 지호가 유치원에 적응하고 재밌어 할 즈음이면 선생님들이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지호가 다른 친구들을 못살게 군다고.. 친구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과격하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조금 흐르면 선생님들이 별 얘기 안하길래 잠깐이었구나 했는데 어제 담임쌤이 따로 보자고 연락이 왔다. 

(생애 첫 학부모 상담? 담쌤 호출? 헉...)


지호가 요 며칠 부쩍 더 과격하고 친구들과 잘 지내지 않고 괴롭히거나 과격하게 반응해서 친구들을 거절한다는 것이다. 부드럽고 안무서운 선생님시간에는 수업태도다 매우 나쁘다는 말도 들었다. 선생님이 볼때는 안그러다가 선생님이 보지 않을때 하면 안되는 행동을 해서 친구들을 괴롭힌다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이 지호가 이러이러한다고 이르는 일도 많다고 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해 졌다는 얘기)


태국 선생님의 돌려말하는 스타일... 그리고 선생님의 제한된 영어로 들은 얘기라 훨씬 부드럽게 얘기해주셨지만 엄마를 따로 불러 해답도 없는 얘기를 했다는건 쌤들이 많이 힘들어한다는 뜻이다... 이를 어쩌지..


이유가 뭘까 많이 생각해봤다.

지호가 친구들 만큼 태국말이 유창하지 않아서 혹시 답답한 마음에 그런가?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싶은데 방법이 서툴러 공격적으로 행동하는건가?

유치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길고 집에서 충분이 휴식, 놀이등이 되지않아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아니면... 혹시 나의 행동이나 표정 말투가 그렇게 공격적이거나 상대방을 거절하는 태도는 아닐까??


마지막은 아니길 바랬는데 오늘 아침 지호와 대화하면서 성령님께서 친히 우리의 대화를 이끌어 주셨다.


나: 지호가 엄마 유치원 가기 전에 지호한테 하고싶은 말 있어. 지호 유치원 가서 친구 세게 밀거나 아프게 하면 안되

지호: (어제는 같은 말도 그냥 넘기더니 이제는 알아 듣겠다며 순한 얼굴로) 알겠어.

나: 지호가 친구랑 놀고싶거나 얘기하고 싶으면 친구어깨를 살며시 다독이거나 아니면 손짓으로 이리오라고 하면 되. 그리고 친구가 지호가 싫은데 오라고 하면 웃으면서 아니야 하고 부드럽게 얘기하면 되 싫다고 소리지르지 말고.. 지호는 Guy(지호가 좋아하는 친구)가 항상 잘 웃어서 좋다고 했잖아.

지호: Guy (지호가 좋아하는 친구)는 지호가 부르면 뒤돌아볼때 계속 웃기만 해 (그러면서 자기도 웃는다)

나: Guy가 지호를 보고 웃어줄때 지호 기분이 엄청 좋구나.

지호: 응 맞아

나: 그럼 지호도 그렇게 친구나 선생님  보면 많이 많이 웃어주면 좋겠다. 그럼 선생님이랑 친구들도 지호를 엄청 좋아할거 같아 그리고 기분도 좋아지고. 지금 웃는거 연습해봐 스마일!

지호 : (완전 어색하게 웃음)


*그 때 깨달았다... 내가 그렇게 환하고 밝게 웃는지 정말 오래 되었다는걸... 지호가 아니라 내가 웃는모습이 없고 찡그리거나 인상쓰고 심각하게 하는 표정이 대부분이라는것, 그리고 지호가 본 대부분의 내 모습은, 항상 무언가에 쫒기듯 (지호를 빨리 재워야 하고 아침에 빨리 등교시켜야함) 빨리빨리 하라고 다그치는 모습이었다는거. 그리고 내가 남편을 대하는 모습은 거의 (짜증 나는데 참고 그냥 조용히 넘길때가 대부분 ㅋㅋ) 따뜻함이라고는 찾아볼수없는 얼음장이었다는거.....


나: 생각해보니까 엄마도 스마일 참 안한거 같아.. 그치?

지호: (말이 끝나자마자 지호가 격하게 반응했다) 응! 엄마는 항상 얼굴을 이렇게 해... (그러고는 심각하게 생각하는 듯한 화난표정을 지었다. 나 정말 깜놀.. 뜨끔... ㅠ.ㅠ)

나: 그래 엄마도 자주 까먹어 항상 감사하는 맘으로 웃고 스마일 해야한다는 거.. 엄마가 잊고 있으면 지호가 꼭 알려줘. 우리 서로 알려주고 많이 연습하자 알겠지? 

지호 : 엄마는 "miss you hug" (지호가 하교하고 나면 격하게 서로 허그한다 지호가 매일 하자고 졸라서 하는 유일한 스윗한 시간) 할때만 웃어....


*정말 충격이었다. 그리고 지호가 맨날 하루도 빠짐없이 허그를 하자고 하는 이유도 알았다. 내가 웃는 모습을 보고싶어서... 


오늘 아침 지호와의 대화는 성령님이 이끄신 대화였다고 확신한다. 왜 지호는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친구가 좋은지 깨닫게 하셨고 그리고 나에게는 지호의 환경이 따뜻하고 편안한 기운이 있는 가정이 아니었다는걸 너무 절실히 깨닫게 하셨다.

이 모든건... 나의 연약함 때문이 아니란걸 안다... 단지 이 기회를 통해 우리 가족이 더 주님께 귀기울이고 그분께 더 의지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걸... 모든 상황이 문제가 어려움이 그리고 나의 나약함이 결국은 우리가 그분께로 향하는 지름길이 되어준다는것...


우리에게 필요한건 기도 그리고 겸손히 엄마와 아빠 사이에 진심으로 사랑하는것...


지호는 그 어떤 양육, 가르침 보다도, 엄마 아빠가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는것이 가장 필요하다는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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